김장 적기  최저기온 영하·평균기온 4도 이하가 이어질 때중부 지방  보통 11월 말~12월 초이번 주  고춧가루 점검·배추 예약다음 주  마늘·생강 손질, 젓갈

아침저녁 공기가 차가워지면 슬슬 김장 날짜 얘기가 나온다. 김장 당일은 하루면 끝나지만 고춧가루, 마늘, 젓갈, 배추가 그날 한꺼번에 모자라면 일이 꼬인다. 남은 세 주를 한 주씩 나눠서 그 주에 할 일만 하면 김장 전날 장 보러 뛰어다닐 일이 없다.

세 주를 가르는 기준은 김장 날짜 하나입니다

늦가을 오후 볕이 드는 부엌 식탁 위에 붉은 고춧가루를 담은 유리병과 통마늘, 생강, 빈 김치통이 놓인 수채화 그림

김장하기 좋은 때는 하루 최저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하루 평균기온이 4도 아래로 머무는 시기다. 이때 담가야 김치가 천천히 익는다. 중부 지방은 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에 이 조건이 맞는 해가 많다. 너무 미루면 11월 하순 이후 갑자기 기온이 떨어질 때 밭의 배추와 무가 얼어 맛이 떨어진다.

그래서 날짜부터 정한다. 날짜가 정해지면 거꾸로 세 주를 센다. 지금이 10월 마지막 주라면 이번 주, 11월 첫째 주, 그리고 김장 주가 된다. 날짜를 조금 늦게 잡은 집이라면 사이에 빈 주가 하나 끼어도 상관없다.

세 주에 할 일은 이렇게 나눈다. 이번 주에는 집에 남은 재료를 확인하고 미리 잡아야 하는 것을 예약한다. 다음 주에는 손이 가는 양념 재료를 손질해서 얼리거나 들여놓는다. 김장 주에는 신선해야 하는 것만 사고, 통과 자리를 준비한다.

기준은 간단하다. 오래 둬도 되는 일은 앞으로, 신선도가 중요한 일은 뒤로 보낸다. 그러면 마지막 주에 할 일이 확 줄어든다.

오래 둬도 되는 일은 앞으로, 신선해야 하는 일은 뒤로. 날짜를 정하고 거꾸로 세 주를 센다.

이번 주에는 묵은 고춧가루를 꺼내 보고 배추를 예약합니다

가장 먼저 꺼내 볼 것은 작년에 사 둔 고춧가루다. 봉지를 열어 색이 거무죽죽하게 바랬거나, 뭉친 덩어리가 있거나, 퀴퀴한 냄새가 나면 김장에 쓰지 않는다. 곰팡이가 보이면 아깝더라도 버린다. 끓여도 곰팡이가 만든 독소는 없어지지 않는다.

고춧가루는 습기와 온도에 약하다. 습도가 높은 곳에 둔 고춧가루일수록 곰팡이가 잘 생긴다. 남은 양이 멀쩡하면 밀폐 용기에 옮겨 담아 냉장고에 두고, 이번 김장에 먼저 쓴다. 새로 살 양은 남은 양을 뺀 만큼만 정하면 된다.

절임배추를 쓸 집이라면 이번 주에 예약해 둔다. 김장철 주말은 날짜가 빨리 찬다. 받는 날을 김장 전날이나 당일 아침으로 잡아야 배추가 덜 마른다. 직접 절일 집은 배추 포기 수와 굵은소금 양만 이번 주에 정해 둔다.

같이 할 사람이 있다면 날짜와 나눌 양도 이번 주에 맞춘다. 몇 집이 나눠 가져갈지에 따라 고춧가루와 젓갈 양이 달라지고, 다음 주 장보기 목록이 여기서 정해진다.

묵은 고춧가루는 색·덩어리·냄새를 보고, 곰팡이가 보이면 버린다. 절임배추는 이번 주에 예약한다.

다음 주에는 마늘과 생강을 손질해 얼리고 젓갈을 들여놓습니다

나무 도마 위에 깐 마늘과 다진 마늘을 납작하게 펴 담은 지퍼백, 껍질 벗긴 생강 조각이 놓인 늦가을 부엌을 그린 수채화 그림

김장 당일에 가장 시간을 잡아먹는 일은 마늘 까기다. 이 일을 한 주 앞당긴다. 마늘을 까서 다진 다음 김장에 쓸 양을 덜어 납작하게 지퍼백에 펴서 얼린다. 다진 마늘은 냉장고에 두면 금방 색이 변하고 냄새가 빠진다. 얼려 두면 김장 날 꺼내서 녹이기만 하면 된다.

생강도 같은 방법이다. 껍질을 숟가락으로 긁어 벗기고 갈거나 다져서 얼린다. 김장에는 생강이 많이 들어가지 않으니 한 번 쓸 양씩 나눠 두면 남은 것은 겨울 내내 요리에 쓴다. 한 번 녹인 것은 다시 얼리지 않는다.

젓갈은 이 주에 사서 냉장고에 넣어 둔다. 새우젓과 멸치액젓은 오래 두어도 괜찮은 재료라 김장 주에 살 필요가 없다. 김장 주에는 살 것이 한꺼번에 몰린다. 미리 들여 두면 그 주에는 채소만 사면 된다.

고춧가루를 새로 산다면 이 주에 받는다. 받자마자 작은 봉지로 나눠 밀봉하고, 김장에 쓸 양은 냉장고에, 겨울 내내 쓸 양도 서늘한 냉장 칸에 둔다. 꺼내 쓸 때는 봉지를 연 채 오래 두지 않는다.

마늘 까기는 김장 날에서 한 주 앞당긴다. 다져서 납작하게 얼리고, 젓갈도 이 주에 들여놓는다.

김장 주에는 신선한 채소만 사고 통과 자리를 비웁니다

김장 주에 사는 것은 무, 쪽파, 갓, 미나리처럼 시드는 채소뿐이다. 이것들은 김장 하루 이틀 전에 사야 숨이 덜 죽는다. 앞의 두 주를 지켰다면 이 주 장보기 목록이 한 장으로 끝난다.

김치통은 이틀 전쯤 꺼내 씻는다. 뜨거운 물로 헹군 뒤 뚜껑까지 열어 바짝 말린다. 물기가 남으면 김치가 쉽게 물러진다. 고무 패킹은 빼서 따로 씻어야 홈에 낀 묵은 양념이 빠진다.

김치냉장고 자리도 이 주에 확인한다. 통이 몇 개 들어갈지 세어 보고 묵은 김치는 한 통으로 모은다. 김치냉장고 청소까지 하려면 시간이 더 드니 한 주 앞당겨 해 두는 편이 낫다.

김장 전날 밤에는 해동할 마늘과 생강을 냉동실에서 냉장실로 옮긴다. 배추를 직접 절이는 집은 이날 저녁 절이기 시작한다. 당일 아침에는 양념을 버무리는 일만 남는다.

김장 주에는 무·쪽파·갓처럼 시드는 채소만 산다. 김치통은 이틀 전에 씻어 바짝 말린다.

여기서 건너뛰어도 되는 것

배추를 미리 사 두는 것은 건너뛴다. 통배추는 들여놓는 순간부터 수분이 빠진다. 절임배추든 통배추든 김장 날에 맞춰 받는 게 맞다.

고춧가루를 냉동실 깊숙이 넣어 두는 것도 굳이 할 필요는 없다. 아주 차갑게 둔다고 곰팡이가 덜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꺼낼 때마다 봉지 안에 이슬이 맺혀 습기를 먹는다. 김장 전 몇 주 동안은 냉장 칸에 밀봉해 두는 쪽이 낫다.

날씨 예보를 날마다 챙겨 보지 않아도 된다. 날짜를 처음 정할 때 한 번, 김장 주 초에 주간예보를 한 번 보면 충분하다. 그때 한파가 일찍 온다면 날짜를 며칠 당기기만 하면 된다.

양념을 미리 다 버무려 두는 것도 하지 않는다. 고춧가루를 불려 두는 정도는 괜찮지만 채소를 넣은 양념은 하루만 지나도 물이 나온다. 버무리는 일은 김장 당일 아침의 몫이다.

배추는 미리 사지 않고, 고춧가루는 냉동실보다 냉장 칸에 밀봉하고, 양념은 당일에만 버무린다.

정리하면

  • 김장 날짜는 최저기온 영하·평균기온 4도 이하가 이어지는 때로 잡고, 거꾸로 세 주를 센다.
  • 첫 주에는 묵은 고춧가루를 꺼내 상태를 보고, 절임배추를 예약하고, 같이 할 집과 양을 맞춘다.
  • 둘째 주에는 마늘·생강을 다져서 얼리고, 오래 두어도 되는 젓갈과 새 고춧가루를 들여놓는다.
  • 김장 주에는 시드는 채소만 사고, 김치통을 이틀 전에 씻어 말리고, 전날 밤 냉동 양념을 냉장실로 옮긴다.
  • 배추를 미리 사 두거나 양념을 미리 버무리는 일은 하지 않는다.

김장은 날짜를 정하는 순간 반은 끝난다. 이번 주에는 찬장 깊은 곳의 고춧가루 봉지만 꺼내 봐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