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 좋은 오후 방충망에 노린재와 무당벌레가 붙었다면 — 벌레가 집으로 들어오는 계절, 상황마다 먼저 할 일
10월 하순, 바람은 찬데 볕은 따가운 오후가 있다. 그런 날 남향 베란다 방충망을 보면 갈색 노린재와 주황색 무당벌레가 여기저기 붙어 있다. 겨울을 날 자리를 찾아 건물로 몰려드는 중이라서 그렇다. 물지도, 집을 갉지도 않지만 잘못 건드리면 냄새와 얼룩이 남는다. 상황마다 손대는 방법이 다르다.
볕 드는 벽과 방충망에 잔뜩 붙어 있을 때는 창부터 닫아 둡니다

노린재와 무당벌레는 둘 다 다 자란 몸으로 겨울을 난다. 여름 내내 바깥에서 지내다가 기온이 내려가면 바람을 피할 틈을 찾기 시작한다. 그래서 선선해진 뒤 볕이 따뜻한 오후에 건물 바깥벽으로 한꺼번에 몰려든다.
모이는 자리도 정해져 있다. 해가 오래 드는 남쪽과 서쪽 벽, 그리고 밝은색 벽면이다. 볕에 데워진 높은 곳을 좋아해서 고층 창틀과 방충망에도 잘 붙는다. 무당벌레는 몇 마리가 좋은 자리를 찾으면 냄새 신호를 내서 다른 개체까지 불러 모은다. 한 군데에 수십 마리가 뭉쳐 있는 게 그래서다.
이런 날에는 그 방향 창을 활짝 열어 두지 않는 게 먼저다. 환기는 벌레가 덜 붙은 반대쪽 창으로 한다. 빨래나 이불을 그쪽 베란다에 널었다면 걷을 때 한 번 털고 들인다. 볕 쬐던 벌레가 천 주름에 숨어 있다가 그대로 방으로 따라 들어온다.
방충망에 붙은 벌레를 굳이 하나씩 떼어 낼 필요는 없다. 해가 기울어 기온이 떨어지면 대부분 흩어지거나 틈으로 숨는다. 그보다 이때가 방충망 상태를 보기 좋은 때다. 벌레가 유독 몰려 있는 자리를 보면 찢어진 곳이나 창틀과 방충망 사이가 벌어진 곳이 보인다.
볕에 데워진 남쪽·서쪽 벽과 밝은 벽면에 몰린다. 그쪽 창은 닫아 두고 환기는 반대편으로 한다.
집 안에 한두 마리 들어왔다면 손으로 누르지 않습니다
커튼이나 창틀에 노린재 한 마리가 붙어 있으면 휴지로 꾹 눌러 잡고 싶어진다. 그러면 안 된다. 노린재는 위협을 느끼거나 눌리면 강한 냄새를 낸다. 손과 휴지에 냄새가 배고, 커튼에 붙어 있던 녀석이면 천에도 남는다. 냄새는 비교적 빨리 빠지지만 그 사이가 괴롭다.
한두 마리면 종이컵을 덮어 씌운 뒤 아래로 종이를 밀어 넣어 들고 나가 밖에 털어 주면 된다. 비눗물을 담은 그릇 위로 살살 쓸어 떨어뜨려도 된다. 서늘하고 흐린 날에는 움직임이 굼떠서 이렇게 옮기기가 더 쉽다.
여러 마리면 청소기로 빨아들이는 게 제일 깔끔하다. 다만 노린재를 빨아들인 청소기는 냄새가 남을 수 있다. 흡입구 끝에 스타킹이나 얇은 손수건을 고무줄로 묶어 끼우면 벌레가 먼지통까지 들어가지 않고 그 자리에 걸린다. 다 모았으면 그대로 벗겨서 봉투에 담아 묶어 버린다.
놀랄 일은 아니라는 것도 알아 두면 마음이 편하다. 노린재는 사람을 물거나 쏘지 않고, 병을 옮기지도 않는다. 나무를 갉거나 집을 상하게 하지 않고, 집 안에서 알을 낳아 불어나지도 않는다. 성가시기는 해도 해로운 손님은 아니다.
누르면 냄새가 난다. 한두 마리는 종이컵으로 들어 내보내고, 여러 마리는 청소기로 빨아들인다.
무당벌레가 창 구석에 무리 지어 있으면 쓸지 말고 빨아들입니다

가을에 집으로 들어오는 무당벌레는 창틀 구석이나 천장 모서리처럼 볕이 닿는 틈에 여러 마리가 뭉쳐 있곤 한다. 겨울잠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걸 빗자루로 쓸어 담으면 일이 커진다.
무당벌레는 건드리면 다리 마디에서 노르스름한 액체를 내보낸다. 몸을 지키려고 내는 것인데 냄새가 나고 얼룩이 진다. 흰 창틀이나 벽지, 밝은 커튼에 묻으면 잘 빠지지 않는다. 쓸거나 손으로 집으면 이 액체가 거의 반드시 나온다.
그래서 무리 지은 무당벌레도 청소기로 조용히 빨아들인다. 이때 중요한 건 다 끝나면 먼지 봉투나 먼지통을 바로 비우는 것이다. 청소기 안에 그대로 두면 살아남은 녀석이 기어 나오거나, 며칠 뒤 안에서 죽어 냄새가 난다.
무당벌레는 노린재와 달리 연한 살갗을 살짝 깨물 때가 있다. 몸에서 나오는 액체에 피부가 가렵거나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다. 맨손으로 만지지 말고, 아이 방 창가에 몰려 있다면 먼저 치워 두는 게 낫다.
무당벌레는 쓸면 노란 액체를 내서 얼룩이 진다. 청소기로 빨아들이고 봉투는 바로 비운다.
한겨울 따뜻한 날 다시 나타나도 살충제는 뿌리지 않습니다
가을에 틈으로 들어간 벌레는 벽 속이나 다락, 창틀 안쪽에서 겨울을 보낸다. 그러다 한겨울에도 난방으로 따뜻해지거나 볕이 좋은 날이면 방 안으로 슬금슬금 나온다. 집 안에서 새로 생긴 게 아니라 숨어 있던 것이 나온 것이다. 봄이 되면 다시 바깥으로 나가려고 창가로 모인다.
이럴 때 살충 스프레이를 벽 틈에 뿌리거나 훈증제를 피우는 건 피한다. 집 안에서 노린재를 잡는 데는 약이 거의 듣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벽 속에서 죽은 벌레다. 꺼낼 수 없는 자리에서 썩으면서 냄새를 풍기고, 그 사체를 먹으러 다른 벌레가 꼬인다.
보이는 녀석은 앞에서처럼 청소기로 치우고, 할 일은 들어오는 길을 막는 쪽이다. 노린재는 걸레받이 아래나 뒤쪽 틈, 창문과 문틀 테두리, 환풍기 주변으로 잘 나온다. 바깥에서는 창틀과 벽이 만나는 줄눈, 배관이나 에어컨 배관이 벽을 뚫고 들어온 구멍 둘레가 길이 된다.
이런 틈은 실리콘으로 메우고, 찢어진 방충망은 갈고, 현관문 아래가 뜨면 문풍지를 붙인다. 벌레가 본격적으로 몰려들기 전에 해 두는 게 가장 잘 듣는다. 벌써 들어온 뒤라면 올해는 치우는 데 집중하고, 틈은 봄에 벌레가 빠져나간 다음 막아도 늦지 않다. 안에 갇힌 채로 막으면 앞서 말한 벽 속 사체 문제가 그대로 생긴다.
약을 뿌리면 벽 속에서 죽은 벌레가 냄새를 풍긴다. 보이는 건 청소기로, 나머지는 틈을 막아서 해결한다.
정리하면
- 볕 드는 남쪽·서쪽 벽에 벌레가 몰리는 날엔 그쪽 창을 닫고, 그쪽에 넌 빨래는 털어서 들인다.
- 노린재는 누르면 냄새를 낸다. 한두 마리는 종이컵으로 들어 내보내고, 여러 마리는 청소기로 빨아들인다.
- 무당벌레 무리는 쓸지 않는다. 노란 액체가 얼룩을 남긴다. 청소기로 빨아들인 뒤 봉투는 바로 비운다.
- 집 안이나 벽 틈에 살충제를 뿌리지 않는다. 벽 속에서 죽은 벌레가 더 큰 냄새를 만든다.
- 창틀·배관 구멍·걸레받이 틈을 메우고 방충망을 손보는 게 내년까지 가는 해결책이다.
이 시기 벌레는 겨울 날 곳을 찾아온 것이라 며칠 몰려들다 잠잠해진다. 누르지 말고, 쓸지 말고, 약 뿌리지 말고, 청소기와 실리콘으로 해결한다고 기억해 두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