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치고 남은 기름, 싱크대에 붓기 전에 — 명절 주방 기름을 치우는 순서
올해 추석은 25일 금요일이고 연휴는 24일 목요일에 시작한다. 전을 부치고 튀김을 하면 팬과 냄비 바닥에 기름이 남는데, 설거지하는 김에 싱크대로 흘려보내는 집이 많다. 그 기름은 배관 안에서 식으면서 굳고, 명절이 지나고 한참 뒤에 물이 안 내려가는 싱크대로 돌아온다. 기름은 양에 따라 치우는 방법이 다르다. 준비물은 집에 다 있는 것들이라 지금 순서만 한 번 익혀 두면 된다.
뜨거울 때 흘려보낸 기름은 배관 안에서 식으면서 굳는다

전을 부치고 난 팬에 남은 기름은 뜨거운 동안엔 물처럼 흐른다. 그래서 뜨거운 물을 틀어 놓고 같이 내려보내면 다 씻겨 나간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배관은 주방보다 훨씬 차갑고, 기름은 배관 벽에 닿는 순간부터 식기 시작한다. 벽에 얇게 붙은 기름막 위로 다음 설거지에서 나온 밥풀과 채소 조각이 걸리고, 그 위에 다시 기름이 붙는다. 이게 반복되면 관 안쪽이 점점 좁아진다.
명절이 위험한 이유는 양 때문이다. 평소에 팬 하나 닦으면서 나오는 기름은 얼마 되지 않지만, 전 서너 종류에 튀김까지 하는 날은 하루에 여러 번 팬을 비운다. 그 기름이 한꺼번에 같은 배관으로 들어간다. 막히는 건 그날이 아니다. 연휴가 끝나고 몇 주 뒤, 싱크대 물이 천천히 빠지기 시작하고 배수구에서 냄새가 올라올 때 원인을 떠올리기가 어렵다.
하수구로 간 기름은 집 배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수관 안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 막힘과 역류를 만들고, 그대로 흘러가면 수질 오염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따로 모은 폐식용유는 2025년 10월부터 순환자원으로 지정돼 바이오디젤이나 항공유 원료로 다시 쓰인다. 싱크대에 붓지 않는 것만으로 두 가지가 한 번에 해결된다.
기름은 흐를 때 버리는 게 아니라 굳혀서 버린다. 싱크대는 애초에 기름이 갈 곳이 아니다.
준비물은 집에 있는 것 세 가지면 된다
따로 사야 할 건 없다. 첫째는 흡수재다. 키친타월이나 신문지, 다 쓴 전단지도 된다. 양이 많을 때는 신문지가 키친타월보다 낫다. 두툼하게 접어 넣을 수 있고 한 장에 빨아들이는 양도 많다. 둘째는 담을 용기다. 우유를 다 마시고 헹궈 둔 종이팩이 제일 쓰기 좋다. 입구가 넓어 붓기 쉽고, 접어서 닫을 수 있고, 냉동실에 세워 두기도 편하다. 종이컵이나 안 쓰는 플라스틱 용기도 된다.
셋째는 뚜껑이 있는 병이다. 동네에 폐식용유 수거함이 있는 집만 필요하다. 다 마신 생수병이나 원래 식용유가 들어 있던 병을 헹구지 않고 그대로 쓰면 된다. 헹구면 물이 들어가는데, 수거함에 넣는 기름은 물이 섞이면 안 된다.
여기에 하나 더 두면 편한 게 있다. 전을 부치기 시작할 때 조리대 한쪽에 종이팩을 미리 세워 두는 것이다. 팬을 비울 때마다 싱크대로 손이 가는 건 습관이라, 바로 옆에 담을 곳이 보여야 순서가 바뀐다.
흡수재, 담을 종이팩, 그리고 수거함이 있다면 뚜껑 있는 병. 전을 부치기 전에 조리대에 꺼내 둔다.
양에 따라 세 갈래로 갈라지는 순서
어느 갈래든 첫 순서는 같다. 식힌다. 뜨거운 기름을 종이팩에 부으면 코팅이 녹아 새고, 키친타월에 부으면 손을 데기 쉽다. 팬을 불에서 내려 다른 화구 옆에 두고 다음 전을 부치는 동안 그대로 둔다. 만져서 미지근할 정도면 된다. 어느 정도 식으면 나무 주걱이나 실리콘 주걱으로 팬 바닥을 한 번 훑어 찌꺼기를 걷어 낸다. 찌꺼기는 음식물 쓰레기가 아니라 기름과 같이 처리한다.
팬 바닥에 한 겹 깔린 정도의 양이면 흡수 갈래다. 키친타월을 두세 장 겹쳐 팬에 넣고 기름을 빨아들인 다음 종량제봉투에 넣는다. 팬에 남은 기름기는 키친타월로 한 번 더 닦아 내고 그 다음에 세제로 설거지한다. 닦기 전에 물부터 부으면 기름이 팬 밖으로 번져 결국 배관으로 간다.
튀김 냄비처럼 기름이 고여 있는 양이면 굳히는 갈래다. 종이팩에 신문지를 구겨 넣고 식은 기름을 붓는다. 신문지가 기름을 잡고 있어서 넘어져도 쏟아지지 않는다. 입구를 접어 닫고 냉동실에 하룻밤 세워 둔다. 다음 날 꺼내면 통째로 굳어 있다. 그대로 종량제봉투에 넣는다. 냉동실에 자리가 없으면 베란다 그늘에 두어도 굳지만 시간이 더 걸린다.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폐식용유 수거함이 있거나 동네 주민센터에 수거함이 있으면 세 번째 갈래다. 식은 기름을 뚜껑 있는 병에 붓고 뚜껑을 꼭 닫는다. 이때 물과 음식물 찌꺼기가 섞이지 않게 하는 게 규칙이다. 그래서 찌꺼기를 먼저 걷어 내라는 것이다. 병째 수거함에 넣으면 끝이고, 단독주택은 가까운 동주민센터 수거함으로 가져간다. 아주 많은 양, 예를 들어 18L 가 넘는 정도면 구에 따라 처리업체에 따로 수거를 요청하라고 안내하는 곳도 있다. 어느 방식이든 우리 동 주민센터 안내가 기준이다.
식힌다 → 찌꺼기를 걷는다 → 적으면 흡수, 많으면 종이팩에 담아 냉동실, 수거함이 있으면 뚜껑 있는 병에.
제대로 됐는지 보는 법,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것
흡수 갈래는 키친타월을 들었을 때 기름이 뚝뚝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떨어지면 양이 흡수 범위를 넘은 것이니 종이팩 갈래로 바꾼다. 굳히는 갈래는 다음 날 종이팩을 흔들어 보면 된다. 안에서 출렁이면 아직이다. 반나절 더 둔다. 수거함 갈래는 병을 거꾸로 세워 뚜껑에서 새지 않는지 한 번 확인하고 나간다. 설거지가 끝난 뒤 싱크대 물이 평소처럼 빠지고 배수구에서 기름 냄새가 안 올라오면 그날은 잘 넘긴 것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분명하다. 뜨거운 물로 밀어 내려보내지 않는다. 배관에서 식는 건 똑같다. 세제를 같이 부어 녹여 보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배관 안에서 다시 뭉친다. 기름을 음식물 쓰레기통에 붓지 않는다. 폐식용유는 음식물류폐기물로 내놓지 말라는 게 어느 구든 같은 규칙이다. 수거함에 넣을 기름에 물을 섞지 않는다. 헹군 병을 쓰지 말라는 이유가 이것이다. 변기에 붓는 것도 싱크대와 같다. 가는 곳이 같은 하수관이다.
한 가지 더. 종이팩을 냉동실에 넣을 때 식품 옆에 그대로 두지 않는다. 기름 냄새가 옮는다. 비닐봉지에 한 번 싸서 문 쪽 칸에 세워 두면 된다. 연휴 끝나고 냉동실 정리할 때 같이 꺼내 버리면 잊어버릴 일도 없다.
뜨거운 물도, 세제도, 음식물 쓰레기통도 아니다. 기름은 굳히거나 병에 담아서만 나간다.
정리하면
- 싱크대로 흘려보낸 기름은 배관 안에서 굳어 찌꺼기를 붙잡는다. 막히는 건 명절이 지나고 몇 주 뒤라 원인을 떠올리기 어렵다.
- 어느 방법이든 첫 순서는 식히기다. 팬을 불에서 내려 미지근해질 때까지 두고, 주걱으로 찌꺼기부터 걷어 낸다.
- 팬 바닥 한 겹 정도면 키친타월에 흡수해 종량제봉투로. 튀김 냄비만큼이면 신문지 넣은 종이팩에 부어 냉동실에서 하룻밤 굳힌다.
- 폐식용유 수거함이 있으면 식혀서 뚜껑 있는 병에 담아 넣는다. 물과 음식물 찌꺼기는 섞지 않는다. 단독주택은 동주민센터 수거함이다.
- 뜨거운 물, 세제, 음식물 쓰레기통, 변기는 전부 아니다. 전을 부치기 전에 조리대에 종이팩을 먼저 세워 두면 손이 싱크대로 안 간다.
명절 주방에서 기름은 늘 마지막에 처리하는 것이라 대충 넘어가기 쉽다. 하지만 배관은 그날 흘려보낸 걸 기억하고 있다가 몇 주 뒤에 돌려준다. 전을 부치기 전에 종이팩 하나만 조리대에 세워 두자. 그거 하나로 연휴 뒤의 싱크대가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