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다시 여는 계절, 환기에 대해 다들 믿는 네 가지가 틀렸습니다
여름 내내 에어컨 때문에 닫아 두던 창을 9월이 되면 다시 연다. 문제는 여는 방법이다. 환기는 워낙 당연한 일이라 다들 자기 방식이 있는데, 그중 몇 가지는 집 안 공기를 오히려 나쁘게 만든다. 흔히 믿는 네 가지를 골라 무엇이 틀렸고 대신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적었다.
"새벽 공기가 제일 맑으니 일어나자마자 창을 연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창부터 여는 집이 많다. 밤새 갇혀 있던 공기를 빼내고 싶기도 하고, 아직 차가 안 다니는 이른 시간이 가장 깨끗할 것 같아서다. 그래서 여름 동안 못 하던 새벽 환기를 9월부터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실제로는 반대다. 새벽과 늦은 밤은 대기가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다. 지표가 식으면서 공기가 층을 이루고, 낮 동안 흩어졌던 오염물질이 낮은 곳에 그대로 고인다. 이때 창을 열면 맑은 공기가 아니라 밤새 가라앉아 있던 공기를 들이는 셈이 된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도 새벽이나 늦은 밤은 대기 정체가 일어나니 이 시간의 환기는 피하라고 잘라 말한다.
대신 해가 뜬 뒤 대기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낮에 연다. 권장 시간대는 안내 기관마다 조금씩 다른데,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 수원시 권선구청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이전이다. 어느 쪽을 따르든 겹치는 구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다. 출근 전 새벽에 한 번 열고 나가는 습관이라면, 나가기 직전이 아니라 퇴근하고 들어와 해 지기 전에 한 번, 주말엔 낮에 한 번으로 옮기는 게 낫다.
새벽과 늦은 밤은 피한다. 오전 10시에서 저녁 6시 사이가 어느 기관 기준으로도 안전한 구간이다.
"창문 하나를 종일 조금 열어 두면 환기는 된다"
가을이 되면 흔히 하는 방식이 이것이다. 거실 창 하나를 손가락 두 개 폭만큼 열어 두고 하루 종일 그대로 둔다. 바람이 계속 들어오니 환기가 되고 있다고 느끼기 쉽다.
그런데 한쪽만 열면 공기가 들어올 길은 있어도 나갈 길이 없다. 들어온 공기는 창가 근처에서 맴돌다 다시 나가고, 방 안쪽 공기는 그대로 머문다. 오래 열어 두는 것과 공기가 바뀌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공공기관의 환기 안내가 한결같이 '얼마나 오래'가 아니라 '몇 번, 얼마 동안'으로 적혀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최소 하루 3번, 오전·오후·저녁에 한 번씩 30분이다.
그리고 열 때는 한쪽이 아니라 마주 보는 쪽을 같이 연다. 앞뒤 창이나 옆 창, 없으면 현관문까지 함께 열어 공기가 들어와서 지나가 나갈 길을 만든다. 바람이 불어오는 쪽은 아래 창을, 반대편은 위 창을 여는 게 가장 잘 통한다. 이렇게 30분이면 종일 살짝 열어 둔 것보다 방 안쪽까지 공기가 바뀐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해지기 시작한 지금은 종일 열어 두면 집이 식기만 하니, 짧고 확실하게 세 번이 여러모로 낫다.
한쪽만 오래 여는 게 아니라 마주 보는 창을 함께 30분, 하루 세 번이다.
"미세먼지 나쁜 날엔 창을 절대 열면 안 된다"
앱에 '나쁨'이 뜨면 그날은 창을 잠그다시피 하는 집이 많다. 바깥 공기가 나쁘니 안 들이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가을로 접어들며 대기가 정체되는 날이 늘어나니 이런 날이 자주 온다.
그런데 창을 하루 종일 닫아 두면 집 안에서 나오는 것들이 빠져나갈 데가 없다. 요리 연기, 청소 때 날리는 먼지, 사람이 내쉬는 이산화탄소가 그대로 쌓인다. 바깥이 나쁜 날 실내가 더 나빠지는 일은 이래서 생긴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안내는 그래서 '열지 마라'가 아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3분 이내로 짧게 환기하고, 환기가 끝나면 먼지가 앉기 쉬운 곳을 물걸레로 닦으라는 것이다.
기준은 특보다. 서울시가 안내하는 생활 방역 수칙은 미세먼지 특보 발령 기준 아래일 때 창을 열라고 한다. 특보가 내려진 수준이면 창 대신 환기 설비나 공기청정기를 돌리고, 그 아래 '나쁨' 정도라면 낮 시간에 3분 안팎으로 짧게 열었다 닫고 바닥과 창틀을 닦는다. 이때도 열 창은 하나가 아니라 마주 보는 쪽이다. 짧게 열수록 한쪽만 열어서는 공기가 안 바뀐다.
나쁜 날은 안 여는 게 아니라 3분 안에 끝내고 물걸레로 마무리한다. 특보 수준이면 창 대신 설비를 쓴다.
"후드는 불 켤 때만 켜면 된다"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이면서 후드를 켜고, 불을 끄면서 후드도 끈다. 요리가 끝났으니 연기도 끝났다고 여기는 것이다. 창은 닫은 채로 후드만 돌리는 집도 많다. 후드가 다 빨아들일 거라는 믿음이다.
요리에서 나오는 것은 눈에 보이는 연기만이 아니다. 굽거나 튀길 때 기름이 튀며 만들어지는 미세한 입자와 가스가 타면서 나오는 물질은 불을 끈 뒤에도 한참 공기 중에 떠 있다. 후드는 조리대 바로 위 공기를 끌어올리는 장치라 이미 주방 밖으로 퍼진 것까지 잡지는 못한다. 창이 닫혀 있으면 후드가 빼낸 만큼 들어올 공기가 없어 흡입력도 떨어진다.
그래서 안내는 둘을 같이 쓰라는 것이다. 요리할 때 창을 열고 후드를 동시에 돌리고, 요리가 끝난 뒤에도 30분 이상 환기를 이어간다. 실내에서 굽거나 튀기는 요리를 했다면 특히 그렇다. 여름에는 에어컨 때문에 창을 못 열었으니 후드만 돌리는 게 습관이 됐을 텐데, 지금은 창을 열어도 덥지 않다. 불 붙이기 전에 주방 창부터 열고, 밥 먹는 동안 그대로 두는 것으로 충분하다.
창을 열고 후드를 같이 돌리고, 불을 끈 뒤 30분은 그대로 둔다.
정리하면
- 새벽과 늦은 밤은 대기가 정체되는 시간이라 환기를 피한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 사이가 어느 기관 기준으로도 겹치는 구간이다.
- 창 하나를 종일 조금 열어 두는 것보다 마주 보는 창을 함께 30분씩 하루 세 번이 낫다. 현관문까지 열면 더 잘 통한다.
- 미세먼지 심한 날도 아예 안 여는 게 아니다. 3분 안에 짧게 열었다 닫고 물걸레로 마무리한다. 특보 수준이면 창 대신 환기 설비와 공기청정기를 쓴다.
- 요리할 때는 창과 후드를 같이 쓰고, 불을 끈 뒤에도 30분 이상 열어 둔다. 굽거나 튀긴 날은 더 신경 쓴다.
- 여름 습관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는다. 에어컨 때문에 닫고 살던 방식은 9월부터 바꿔야 한다.
환기는 창을 여는 일이 아니라 공기를 바꾸는 일이다. 언제, 어느 쪽을, 얼마 동안 여느냐에 따라 같은 30분이 전혀 다른 결과가 된다. 창을 다시 열기 시작하는 지금 이 네 가지만 고쳐 두면, 창을 닫고 지내야 하는 겨울까지 집 안 공기가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