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9월 25일 금요일연휴  9월 24일~27일 나흘남은 기간  세 주냉장 보관  5℃ 이하연휴 쓰레기  지자체마다 다름

올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이다. 연휴는 24일 목요일에 시작해 27일 일요일까지 나흘이고, 오늘 기준으로 세 주 조금 안 되게 남았다. 명절 준비가 힘든 건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전부 마지막 사흘에 몰려서다. 남은 시간을 한 주씩 갈라 놓으면 이번 주에 손댈 건 몇 가지 안 된다.

세 주를 한 주씩 갈라 놓으면 지금 할 일은 몇 개 안 됩니다

초가을 아침 햇빛이 드는 부엌, 창가에 놓인 빈 장바구니와 유리병 그리고 작은 화분을 그린 수채화 그림

명절 준비를 힘들게 만드는 건 일의 가짓수가 아니다. 장보기와 청소와 손님맞이와 이동 준비가 전부 연휴 직전 사흘에 겹치는 것이 문제다. 그 사흘에는 무엇을 먼저 할지 고르는 데만 반나절이 든다.

그래서 남은 시간을 세 덩어리로 갈라 둔다. 이번 주인 9월 7일부터 13일까지는 자리를 만드는 주다. 다음 주인 14일부터 20일까지는 집을 손보는 주다. 21일부터 연휴가 시작되는 24일까지 사흘은 나가기 전에 점검하는 기간이다.

순서를 이렇게 잡은 이유가 있다. 세 덩어리 중 시간이 걸리는 건 첫 주뿐이다. 냉장고를 비우는 일은 하루에 못 끝난다. 버려서 비우는 게 아니라 먹어서 줄여야 하니 최소 며칠은 걸린다. 반면 청소는 하루면 되고, 나가기 전 점검은 삼십 분이면 끝난다.

정리하면 규칙은 하나다. 시간이 걸리는 일을 앞에 두고, 손으로 끝나는 일을 뒤에 둔다. 반대로 짜면 연휴 직전에 냉장고를 열어 놓고 한숨을 쉬게 된다.

이 배분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 차례를 지내는 집과 안 지내는 집, 손님을 받는 집과 짐을 싸서 나가는 집은 무게가 다르다. 다만 어느 쪽이든 첫 주에 냉장고를 건드린다는 순서는 같다. 어디로 가든 그 주에 냉장고 문은 평소보다 훨씬 자주 열린다.

한 가지 더 덧붙이면, 각 주에 하나씩만 정해 두는 게 낫다. 이번 주에 청소까지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대개 둘 다 안 된다.

먹어서 비워야 하는 일은 앞에, 손으로 끝나는 일은 뒤에 둔다.

이번 주는 냉장고에 자리를 만드는 데만 씁니다

연휴 주간에 냉장고로 들어올 것을 세어 보면 세 갈래다. 장을 봐 온 재료, 만들어 놓은 음식, 그리고 받은 선물세트다. 셋이 겹쳐 들어오는데 지금 상태의 냉장고에는 그게 다 안 들어간다.

그래서 이번 주 목표는 청소가 아니라 자리다. 안을 반짝반짝하게 닦는 게 아니라 칸을 비워 두는 것이다. 이 둘은 방법이 다르다. 자리를 만드는 건 대부분 먹어서 하는 일이다.

손대는 순서는 냉동실 맨 아래와 맨 뒤부터다. 거기에는 언제 넣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봉지가 있다. 그걸 이번 주 식단으로 끌어올린다. 냉장실에서는 문 쪽 선반의 소스류를 본다. 개봉하고 반년 넘게 지난 것들이 자리를 제일 많이 차지한다.

비우는 김에 온도도 맞춰 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하는 기준은 냉장 5℃ 이하, 냉동 영하 18℃ 이하다. 평소에 맞춰 놨더라도 명절 주간에는 문을 여닫는 횟수 자체가 달라서 안쪽 온도가 흔들린다. 지금 확인해 두면 그 주에 신경 쓸 게 하나 준다.

칸을 세어 두는 것도 이번 주에 한다. 김치냉장고에 남은 칸, 베란다나 다용도실에 서늘하게 둘 수 있는 자리를 미리 헤아려 둔다. 받은 선물세트 중에 냉장 보관이라고 적힌 것이 나오면 그때 놓을 데를 찾는 것보다 낫다.

여기서 흔히 어긋나는 지점이 있다. 자리를 만들겠다고 장보기 목록을 먼저 짜는 것이다. 순서가 거꾸로다. 비운 다음에 남은 칸을 보고 목록을 짜야 산 것이 다 들어간다.

이번 주 목표는 청소가 아니라 자리다. 버려서가 아니라 먹어서 줄인다.

다음 주에는 사람이 지나가는 자리만 봅니다

정돈된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집 안 풍경을 따뜻한 파스텔 색감으로 그린 수채화 그림

청소를 시작하면 범위가 자꾸 넓어진다. 그런데 손님이 실제로 밟는 곳은 정해져 있다. 현관, 거실, 화장실, 주방이다. 다음 주에는 그 네 군데만 본다.

현관에서는 신발장이 먼저다. 여름 내내 신은 신발이 그대로 들어차 있으면 손님 신발 놓을 데가 없다. 한 칸을 비워 두고, 슬리퍼가 몇 켤레인지 세어 둔다.

화장실은 수건이 관건이다. 평소 쓰던 개수로는 하루도 못 버틴다. 여유분을 미리 빨아서 개어 두면 연휴에 세탁기를 돌릴 일이 준다. 잘 안 쓰는 욕실이 따로 있으면 물을 한 번 흘려 두고 환기를 시켜 둔다.

주방은 조리대 위를 비우는 일이다. 평소에 올려 두고 쓰는 물건이 명절에는 전부 방해가 된다. 그리고 기름을 쓰는 요리가 몰리는 주라 후드 필터를 한 번 보고 간다. 기름때가 앉은 필터는 그 주 내내 냄새를 잡아 주지 못한다.

거실은 앉을 자리와 상 놓을 자리다. 평소 소파에 쌓아 두던 것을 옮겨 둘 데를 정해 둔다. 당일에 옮기려고 하면 결국 방으로 밀어 넣게 된다.

이불은 예외적으로 다음 주 초에 시작한다. 자고 가는 손님이 있는 집이라면 그렇다. 두꺼운 이불은 세탁보다 말리는 데 시간이 걸려서, 하루 이틀 여유를 두지 않으면 눅눅한 채로 내주게 된다.

집 전체가 아니라 현관·거실·화장실·주방 네 군데다.

연휴 직전 사흘은 나가는 집도 남는 집도 순서가 같습니다

9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은 청소하는 기간이 아니라 점검하는 기간이다. 여기서 볼 것은 두 가지로 갈린다. 쓰레기와 잠금이다.

쓰레기부터 보자. 연휴에 생활쓰레기 수거를 쉬는 지자체가 많다. 그런데 전국이 같은 일정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수거를 며칠 멈출지, 어느 날 음식물만 걷을지는 지자체가 저마다 정한다. 그래서 이건 검색으로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동네 구청이나 시청 공지를 봐야 한다.

일정을 확인했으면 마지막 수거일에 맞춰 한 번 비운다. 특히 음식물이 중요하다. 명절에 음식이 가장 많이 나오는데 하필 그때 수거가 멈춰 있으면 나흘치가 집 안에 남는다. 통이 이미 반쯤 차 있다면 22일이나 23일에 비우고 시작하는 편이 낫다.

잠금은 집을 비우는 집에 해당한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안내하는 순서는 명확하다. 가스레인지 콕만 잠그고 나가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콕과 중간밸브를 잠그고, 도시가스를 쓰면 계량기 앞에 붙은 메인밸브까지 잠근다. LPG를 쓰는 집은 용기에 달린 용기밸브를 잠근다.

나머지는 십 분이면 끝난다. 안 쓰는 가전의 플러그를 뽑고, 창문 잠금을 한 바퀴 돌고, 우편함이 넘치지 않게 비운다. 문 앞에 며칠씩 쌓이는 것은 집이 비었다고 알려 주는 표시가 된다.

집에 남는 경우에도 쓰레기 항목은 그대로 해당한다. 잠금 항목만 빠질 뿐이다. 오히려 남는 집이 음식을 더 많이 만들기 때문에 통을 비워 두는 일은 더 중요해진다.

집을 비울 때는 콕과 중간밸브에 더해 도시가스 메인밸브까지, LPG는 용기밸브까지 잠근다.

여기서 건너뛰어도 되는 것

이 배분표는 전부 하라고 만든 게 아니다. 세 주를 갈라 놓는 진짜 이유는 무엇을 빼도 되는지 눈에 보이게 하려는 데 있다.

빼도 되는 쪽부터 말하면, 문 안쪽은 대체로 건너뛰어도 된다. 옷장 정리, 이불장 안쪽, 붙박이장, 베란다 창고가 여기 든다. 손님은 그 문을 열지 않는다. 명절 전에 하기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간을 가장 많이 먹는 항목이기도 하다.

창틀이나 유리를 닦는 일도 이번에는 넘겨도 된다. 어차피 가을 내내 창을 여닫게 되니 연휴가 끝난 뒤에 해도 결과가 같다. 화분 분갈이나 가구 재배치처럼 판을 벌이는 일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빼면 안 되는 건 세 가지다. 냉장고 자리, 우리 동네 쓰레기 수거 일정, 그리고 집을 비운다면 가스 잠금이다.

이 셋만 남긴 기준은 되돌릴 수 있느냐다. 안 한 청소는 연휴가 끝나고 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못 비운 냉장고는 연휴 중에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수거가 멈춘 쓰레기도 그날이 지나면 손쓸 수가 없다. 잠금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시간이 모자라면 앞의 배분표를 통째로 접고 이 세 개만 해도 된다. 다 하려다 아무것도 못 하는 것보다 낫다.

연휴 끝나고 해도 되는 일과 연휴 중에는 손쓸 수 없는 일을 나누면 순서가 저절로 정해진다.

정리하면

  • 세 주를 한 주씩 가른다. 이번 주는 냉장고 자리, 다음 주는 손님 동선 청소, 연휴 직전 사흘은 쓰레기와 잠금 점검이다.
  • 냉장고는 버려서가 아니라 먹어서 비운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제일 앞에 둔다. 온도는 냉장 5℃ 이하, 냉동 영하 18℃ 이하로 미리 맞춰 놓는다.
  • 청소 범위는 현관·거실·화장실·주방 네 군데면 된다. 손님이 열지 않는 문 안쪽은 건너뛴다.
  • 연휴 쓰레기 수거 일정은 전국이 같지 않다. 우리 동네 공지를 확인하고 마지막 수거일에 음식물부터 비운다.
  • 집을 비운다면 콕과 중간밸브, 도시가스는 메인밸브, LPG는 용기밸브까지 잠근다.

명절이 버거운 건 일이 많아서라기보다 한꺼번에 몰려서다. 시간이 걸리는 것만 앞으로 당겨 두면 연휴 직전 사흘에 남는 몫이 훨씬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