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자리  24~48시간 안에 건조실내 습도  30~60% 유지가죽·기기  열풍 건조 금지젖은 휴대폰  30분 이상 뒤 충전

요즘은 아침에 맑아도 저녁에 한 번 쏟아진다. 우산을 챙겨 나가도 신발과 가방까지는 못 지킨다. 젖는 건 어쩔 수 없는데, 들어와서 십 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다음 날 상태가 갈린다. 물건마다 첫 조치가 다르고, 하면 안 되는 것도 다르다.

현관에서는 신발과 우산이 서로를 못 마르게 합니다

현관에 깔창을 빼 놓은 젖은 운동화와 활짝 펴서 세워 둔 우산, 들어낸 매트가 놓인 모습을 그린 수채화 그림

젖어서 들어오면 물건이 한자리에 몰린다. 신발, 우산, 장바구니, 발밑에 깔린 매트까지 전부 현관에 있다. 좁은 자리에 젖은 것만 쌓이면 물이 마르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 갇힌다. 그래서 현관은 손대는 순서가 가장 분명해야 하는 곳이다.

신발부터 보자. 첫 조치는 깔창을 빼는 것이다. 깔창과 밑창 사이가 제일 늦게 마르고, 냄새도 거기서 시작한다. 깔창을 따로 세워 두고 신발 안에는 신문지나 키친타월을 구겨 넣는다. 종이가 물을 빨아들이니 한두 시간 뒤에 젖은 종이를 꺼내고 마른 종이로 갈아 준다. 이걸 두어 번 하면 다음 날 아침이 완전히 달라진다.

신발은 세워 두는 방향도 상관이 있다. 벽에 딱 붙여 두면 안쪽 공기가 안 움직인다. 뒤축을 살짝 띄우거나 옆으로 눕혀서 신발 입구가 열린 쪽을 향하게 둔다. 선풍기나 서큘레이터가 있으면 약하게 틀어 바람을 스치게 하면 된다. 더운 바람이 아니라 그냥 도는 바람이면 충분하다.

여기서 하지 말아야 할 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젖은 신발을 신발장에 넣는 것이다. 문을 닫는 칸은 공기가 안 도니까 신발이 마르는 게 아니라 칸 전체가 눅눅해진다. 다른 하나는 드라이기나 난방기로 말리는 것이다. 열을 직접 쐬면 가죽은 줄어들면서 딱딱해지고, 밑창을 붙여 놓은 접착제도 상한다.

우산은 접어서 우산꽂이에 꽂는 게 가장 흔한데, 그렇게 두면 다음 날에도 안 마른다. 접힌 살 사이에 물이 남고 천이 겹쳐 있어 바람이 못 지나간다. 활짝 펴서 바닥에 세우거나, 자리가 없으면 반쯤 펴서 문고리나 봉에 걸어 둔다. 다 마른 뒤에 접는다.

우산꽂이 자체도 봐야 한다. 바닥에 고인 물을 며칠 그대로 두면 현관 냄새의 원인이 된다. 물을 버리고 마른 걸레로 안쪽을 닦아 둔다. 젖은 매트도 그 자리에 그냥 두지 말고 들어내 따로 말린다. 물기가 남은 자리는 24~48시간 안에 말리는 게 기준이고, 그 시간을 넘기면 곰팡이가 붙기 시작한다.

젖은 신발을 신발장에 넣는 순간, 그 칸은 하루 종일 안 마르는 상자가 된다.

가방은 겉을 닦기 전에 안을 먼저 비웁니다

가방은 겉만 보고 판단하기 쉽다. 손으로 겉을 훔치면 다 된 것 같은데, 정작 물은 바닥 안쪽에 고여 있다. 그래서 첫 조치는 닦는 게 아니라 비우는 것이다. 지갑, 수첩, 파우치, 충전기까지 전부 꺼내서 따로 늘어놓는다.

젖은 종이는 따로 뺀다. 영수증이나 서류가 젖은 채로 겹쳐 있으면 마르면서 서로 붙는다. 한 장씩 떼어 평평한 데 펼쳐 놓고, 급하면 마른 종이를 사이에 끼워 눌러 둔다.

가방 겉면은 마른 수건으로 눌러서 물기를 빨아들인다. 문지르지 않는다. 특히 가죽은 젖었을 때 표면이 약해져 있어서 세게 문지르면 얼룩이 번지고 코팅이 벗겨진다. 톡톡 두드리듯 대고 수건을 옮겨 가며 여러 번 하는 편이 낫다.

물기를 뺀 다음에는 형태를 잡는다. 안에 신문지나 수건을 적당히 채워 원래 모양대로 세워 두고,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 놓는다. 손잡이에 걸어 두면 젖어서 무거워진 무게가 그대로 손잡이에 실려 늘어난다. 세워 두는 게 맞다.

하면 안 되는 건 신발과 똑같다. 직사광선과 열기구다. 가죽은 열을 받으면 수분이 급하게 빠지면서 줄어들고, 한 번 딱딱해지면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겉이 보송해 보인다고 옷장이나 수납장에 바로 넣지 않는다. 안쪽 솔기와 바닥은 아직 젖어 있다.

천 가방은 물자국 테두리가 남기 쉽다. 젖은 부분만 골라서 빨리 말리면 그 경계에 선이 생긴다. 급하게 부분만 말리려 들지 말고 통째로 그늘에서 천천히 말리는 편이 자국이 덜 남는다.

젖은 가죽은 문지르면 얼룩이 번진다. 마른 수건을 대고 눌러서 빨아들인다.

겉옷은 옷장에 걸기 전에 하룻밤 따로 겁니다

벽에서 떨어뜨려 문틀에 걸어 둔 젖은 겉옷과 그 아래 놓인 가방을 그린 수채화 그림

젖은 겉옷은 대개 둘 중 하나로 간다. 옷장에 걸리거나 세탁기 안에 던져진다. 둘 다 그날 밤에는 편한데 다음 날 후회한다.

첫 조치는 물기를 털어 내는 것이다. 현관이나 욕실에서 위아래로 두어 번 털면 표면에 맺힌 물이 상당히 떨어진다. 그다음 어깨가 넓은 옷걸이에 건다. 젖은 옷은 무거워서 얇은 철사 옷걸이에 걸면 어깨선에 자국이 남는다.

거는 자리도 정해야 한다. 벽에 붙여 걸면 벽 쪽 면이 안 마르고, 벽지에도 습기가 옮는다. 벽에서 한 뼘 떼고, 문틀이나 봉처럼 사방으로 공기가 지나가는 자리에 건다. 방문을 열어 두거나 창을 조금 열어 두면 그걸로 충분하다.

옷장에 바로 거는 게 제일 나쁜 선택이다. 옷장은 닫아 두는 칸이라 방보다 습도가 늘 높다. 여기에 젖은 옷 한 벌이 들어가면 그 옷만 안 마르는 게 아니라 양옆 옷까지 눅눅해진다. 세탁기도 마찬가지다. 세탁조는 문을 닫아 둔 습한 통이라 젖은 옷을 쌓아 두면 몇 시간 만에 냄새가 붙는다. 바로 돌리지 않을 거면 세탁기 밖에 널어 둔다.

젖은 옷을 여러 벌 널면 방 습도가 눈에 띄게 오른다. 실내 습도는 30~60% 구간에 두는 게 기준인데, 비 오는 날 창을 닫고 옷을 널면 이 위로 쉽게 올라간다. 창을 조금 열거나 제습기를 같이 돌린다.

다림질로 말리는 것도 하지 않는다. 방수 처리한 등산 재킷이나 코팅된 원단은 열에 약해서 한 번에 표면이 상한다. 그런 옷은 세탁 표시부터 확인하고, 급하지 않으면 그냥 널어 말린다.

젖은 옷 한 벌을 옷장에 걸면 그 옷만 안 마르는 게 아니라 양옆 옷까지 눅눅해진다.

휴대폰은 젖은 채로 충전하지 않는 게 절반입니다

요즘 휴대폰은 방수 등급이 있어서 비를 좀 맞았다고 바로 고장 나지는 않는다. 문제가 생기는 자리는 대개 충전 단자다. 물기가 남은 단자에 전류가 흐르면 접점이 상한다. 그래서 첫 조치도 말리는 순서가 아니라 충전을 미루는 것이다.

아이폰은 커넥터가 아래를 향하게 잡고 손바닥에 톡톡 두드려 물기를 뺀 다음, 바람이 통하는 마른 곳에 둔다. 그러고 30분 이상 지난 뒤에 충전을 시도한다. 그래도 액체 감지 알림이 계속 뜨면 하루까지 더 말린다. 완전히 마르는 데는 최대 24시간이 걸릴 수 있다.

애플이 하지 말라고 못 박은 것도 분명하다. 쌀자루에 넣지 말 것, 외부 열원이나 압축 공기로 말리지 말 것, 면봉이나 종이 타월 같은 걸 커넥터에 찔러 넣지 말 것. 쌀은 오히려 가루가 단자에 들어간다.

갤럭시는 물에 제대로 빠졌을 때 기준이 더 강하다. 신속하게 전원을 끄고 유심과 SD카드를 분리한 다음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서비스센터로 간다. 말릴 때는 빛이 강하지 않고 통풍이 되는 곳에서 시원한 바람으로 말리고, 헤어드라이어 같은 발열 장치는 쓰지 않는다. 완전히 마르기 전에는 충전기도 액세서리도 연결하지 않는다.

이어폰은 케이스를 열어 둔 채로 말린다. 젖은 이어폰을 케이스에 넣고 뚜껑을 닫으면 케이스 안쪽 충전 접점에 물이 그대로 남는다. 케이스 자체가 젖었으면 안쪽 홈에 고인 물부터 털어 낸다.

정리하면 전자기기 쪽에서 지킬 건 두 줄이다. 열로 말리지 않는다. 그리고 마르기 전에는 아무것도 꽂지 않는다.

쌀에 넣지 않는다. 열로 말리지 않는다. 마르기 전에는 아무것도 꽂지 않는다.

정리하면

  • 젖은 것을 닫힌 칸에 넣지 않는다. 신발장·옷장·세탁기가 전부 여기 해당한다.
  • 열로 말리지 않는다. 드라이기·난방기·직사광선은 가죽을 줄이고 기기를 상하게 한다.
  • 신발은 깔창을 빼고 신문지를 갈아 준다. 우산은 펴서 말린 다음에 접는다.
  • 가방은 안을 먼저 비우고, 문지르지 말고 눌러서 물기를 뺀 뒤 형태를 잡아 그늘에 세운다.
  • 젖은 휴대폰은 30분 이상 두고 충전한다. 쌀자루에 넣지 않고, 완전히 마르는 데는 최대 하루가 걸린다.

비 오는 날 손이 가는 일은 결국 자리를 내주는 일이다. 젖은 물건마다 공기가 지나갈 틈만 만들어 두면 나머지는 시간이 알아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