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켜기 전에 창부터 막는다면 — 유리에 붙이는 뽁뽁이·창틀째 덮기·두꺼운 커튼 중 어느 쪽
10월 중순이 되면 아침에 창가가 먼저 서늘해진다. 보일러를 켜기 전에 창부터 막아 두려는 집이 많다. 그런데 뽁뽁이를 유리에 붙일지, 창틀까지 통째로 덮을지, 커튼을 바꿀지는 막는 대상이 서로 달라서 집의 창 종류에 따라 답이 갈린다.
보일러보다 창을 먼저 손보는 이유

10월 중순 아침에 거실을 걸어 보면 창가에서 공기가 한 겹 차갑다. 방 한가운데는 멀쩡한데 창 앞에만 서면 발목이 시리다. 집이 열을 잃는 자리가 거기라서 그렇다.
창으로 열이 빠지는 길은 두 갈래다. 하나는 유리 자체를 타고 나가는 열이다. 얇은 유리 한 장은 벽보다 열을 훨씬 잘 통과시킨다. 다른 하나는 창틀과 창짝 사이 틈으로 들어오는 바깥바람이다. 미닫이창은 구조상 레일과 맞닿는 부분에 틈이 남는다.
그래서 창 단열을 한다는 건 이 두 길 중 어디를 막느냐의 문제다. 유리에 시트를 붙이면 앞의 길만 줄어든다. 창틀까지 덮으면 두 길이 함께 막힌다. 커튼은 창 앞에 공기층을 하나 더 세워서 방 안 공기가 차가운 유리에 직접 닿지 않게 한다.
지금 하는 게 좋은 이유도 있다. 본격적으로 난방을 돌리기 시작하면 안팎 온도 차가 커지고 유리 아래쪽부터 물이 맺힌다. 젖은 유리와 창틀에는 시트도 테이프도 잘 붙지 않고, 그 상태로 덮으면 안쪽에 곰팡이가 생긴다. 창이 마른 지금이 작업하기 제일 편하다.
창 단열은 유리를 타고 나가는 열과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 둘 중 어디를 막느냐의 문제다.
유리에 붙일 때와 창틀째 덮을 때, 숫자로 보면 차이가 큽니다

뽁뽁이 효과를 실험실에서 잰 연구가 있다. 부산대 건축공학과 연구진이 KS 창호 단열 시험 장치에 가로세로 1m짜리 미닫이창을 끼우고, 시트를 붙이는 위치를 바꿔 가며 열관류율을 쟀다. 열관류율은 창 1㎡로 1도 차이에 열이 얼마나 빠지는지를 말하고, 작을수록 단열이 잘된다.
아무것도 안 붙인 5mm 단일 유리창은 3.59였다. 유리 두 장 사이에 공기층이 있는 이중 유리창은 2.91로 처음부터 낮았다. 여기까지는 예상대로다.
눈에 띄는 건 붙이는 위치였다. 같은 시트라도 유리 면에 붙였을 때보다 창틀 위에 붙였을 때 열관류율이 0.48~0.54 더 낮았다. 가장 크게 좋아진 건 단일 유리창의 창틀 위에 붙인 경우로, 3.59에서 1.09가 빠졌다. 30% 남짓 줄어든 셈이다. 창틀째 덮으니 틈바람이 막히고, 유리와 시트 사이에 공기층이 하나 더 생겼기 때문이다.
에어캡 모양은 생각보다 덜 중요했다. 공기 방울이 큰 사각형 시트가 원형보다 낫긴 했지만 차이는 0.01~0.06에 그쳤다. 어떤 무늬를 고를지 고민할 시간에 어디에 붙일지를 고민하는 편이 남는다. 유리에 붙인다면 안팎에 한 겹씩보다 방 안쪽에 두 겹을 겹치는 쪽이 0.37 더 낮았다.
같은 실험에서 단열 효과는 이중 유리창보다 단일 유리창에서 더 크게 나왔다. 원래 단열이 약한 창일수록 손볼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결로도 같이 봤는데, 물은 창 아래쪽과 창틀을 따라 몰려서 맺혔다. 유리 면을 타고 내려온 공기가 식으면서 아래로 고이기 때문이다.
같은 시트라도 유리에 붙이는 것보다 창틀째 덮는 쪽이 훨씬 낫다. 모양보다 위치가 중요하다.
커튼은 다른 일을 합니다
두꺼운 커튼은 유리에 무엇을 붙이지 않는다. 대신 창과 방 사이에 천 한 장과 공기층을 세운다. 밤사이 방 안의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유리에 직접 닿아 식는 일이 줄어든다. 창 바로 앞 자리에서 느끼던 서늘한 기운이 덜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커튼은 쓰는 법이 반이다. 해가 진 뒤에는 닫고, 볕이 드는 창은 낮에 활짝 연다. 겨울 햇빛은 공짜 난방이라 낮에도 닫아 두면 손해다. 바닥까지 내려오고 창 양옆을 넉넉히 덮는 길이여야 아래로 새는 찬 공기가 줄어든다.
주의할 점도 있다. 커튼을 꼭 닫으면 그 안쪽 유리는 방 공기를 못 만나 더 차가워진다. 그래서 커튼 뒤 유리와 창틀 아래에 물이 더 맺히기 쉽다. 아침에 커튼을 걷고 창틀에 고인 물을 닦아 내는 습관을 같이 들여야 커튼 밑단과 벽지에 곰팡이가 안 붙는다.
손이 가는 정도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다. 유리에 붙이는 시트는 분무기로 물을 뿌려 붙이면 끝이라 제일 빠르다. 창틀째 덮는 쪽은 창 크기에 맞춰 재단하고 테두리를 테이프로 둘러야 해서 시간이 더 걸리고, 그 창은 겨울 동안 열기 불편해진다. 커튼은 레일만 있으면 걸어 두는 걸로 끝나지만 매일 열고 닫는 수고가 따른다. 셋 다 봄에 떼어 내면 원래대로 돌아간다.
커튼은 밤에 닫고 볕 드는 낮엔 연다. 닫힌 커튼 뒤 유리는 더 차가워져 물이 맺힌다.
어느 창에 어느 쪽을 쓸지
유리 한 장짜리 단창이라면 창틀째 덮는 쪽이 먼저다. 실험에서 효과가 가장 컸던 조합이 바로 단창의 창틀 덮기였다. 잘 열지 않는 작은 방 창이나 베란다 쪽 창부터 해 두면 겨울 내내 덕을 본다.
자주 여닫아야 하는 창이라 창틀을 덮기 곤란하면 유리에 붙인다. 이때는 방 안쪽 면에 두 겹을 겹친다. 틈바람은 시트로 못 막으니 창틀과 창짝 사이에 문풍지를 따로 붙여 두면 빈 곳이 메워진다.
이미 이중 유리창인 집은 시트를 붙여도 나아지는 폭이 단창보다 작다. 이런 집은 두꺼운 커튼과 문풍지 쪽이 손 대비 효과가 낫다. 커튼을 고를 때는 창 아래 바닥까지 닿는 길이인지부터 본다.
철망이 들어 있는 망입유리는 따로 조심한다. 유리 속 철망과 유리가 열에 늘어나는 정도가 달라서, 시트로 열을 가둬 유리 온도가 한쪽만 올라가면 금이 가는 열깨짐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시트 제조사들도 망입유리와 복층유리에는 그 유리에 써도 된다는 표시가 있는 제품만 붙이라고 안내한다. 시트 포장에 붙여도 되는 유리 종류가 적혀 있는지 먼저 본다.
세 들어 사는 집이라면 떼어 낼 때를 생각해 둔다. 물로 붙이는 시트는 자국이 거의 안 남지만, 창틀에 테이프를 오래 붙여 두면 끈끈이가 남는다. 창틀용으로는 떼어 내기 쉬운 마스킹 테이프를 쓰는 편이 뒤탈이 없다.
정리하면 순서가 나온다. 단창은 창틀째 덮고, 자주 여는 창은 유리 안쪽에 두 겹, 이중창은 커튼과 문풍지, 망입유리는 시트 표시부터 확인이다. 어느 방법을 쓰든 아침에 창 아래 물기를 닦는 일은 빼먹지 않는다.
단창은 창틀째 덮고, 이중창은 커튼과 문풍지, 망입유리는 시트 표시부터 확인한다.
정리하면
- 창으로 새는 열은 유리를 타고 나가는 열과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 두 갈래다.
- 같은 시트라도 유리 면보다 창틀째 덮을 때 단열이 훨씬 낫고, 단창에서 효과가 가장 크다.
- 유리에 붙인다면 방 안쪽에 두 겹을 겹치고, 틈바람은 문풍지로 따로 막는다.
- 커튼은 해 진 뒤 닫고 볕 드는 낮엔 연다. 닫힌 커튼 뒤 유리에 맺힌 물은 아침에 닦는다.
- 망입유리·복층유리는 시트 포장에 붙여도 되는 유리인지 표시가 있는지 먼저 확인한다.
창 단열은 비싼 공사가 아니라 막을 길을 고르는 일이다. 오늘은 우리 집 창이 단창인지 이중창인지, 유리에 철망이 들어 있는지부터 한 번 보고 셋 중 하나를 정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