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타엑스 MAGIC, 1년 전 N the Front 옆에 놓고 들으면 무엇이 달라졌나
MONSTA X 몬스타엑스 'MAGIC' MV · STARSHIP
새 앨범 하나만 놓고 들으면 좋았다 아쉬웠다로 끝납니다. 바로 앞 앨범을 옆에 세워 두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몬스타엑스의 신곡 MAGIC은 지난해 9월 1일에 나온 N the Front와 발매일이 사흘 차이로 거의 정확히 1년 간격입니다. 그 1년 사이 팀은 여섯에서 다섯이 됐고, 곡이 하는 말도 바뀌었습니다. 두 곡을 나란히 놓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짚어 봤습니다.
두 곡을 나란히 세워 보면
전작은 2025년 9월 1일에 나온 미니 13집 THE X, 타이틀곡은 N the Front입니다. 신보는 2026년 9월 4일 오후 1시에 나온 미니 14집 The Phase, 타이틀곡이 MAGIC이에요. 발매일이 사흘 차이라 두 앨범 사이 간격은 1년하고 사흘입니다.
겉모양은 놀랄 만큼 닮았습니다. 둘 다 미니앨범이고, 수록곡이 여섯 곡으로 같습니다. 타이틀곡 길이도 N the Front가 3분 16초, MAGIC이 3분 8초로 8초 차이밖에 안 나요.
공식 뮤직비디오는 둘 다 스타쉽 채널에 발매 당일 올라왔습니다. N the Front는 1년 동안 435만 회, MAGIC은 공개 나흘째에 266만 회를 지났습니다. 지금 속도만 보면 신곡 쪽이 빠릅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숫자가 아니라 인원입니다. THE X는 여섯 명이 함께 낸 앨범이었어요. 막내 아이엠이 올해 2월 9일 육군 현역으로 입대하면서, The Phase는 다섯 명이 채운 첫 앨범이 됐습니다.
전작이 놓였던 자리도 짚어 둘 만합니다. THE X는 직전 미니앨범 REASON 이후 2년 8개월 만에 나왔고, 데뷔 10년째 되는 해에 낸 앨범이었습니다. 팀 이름을 다시 세우는 자리였다는 뜻이에요.
1년 사이에 앨범 형식은 그대로고 사람 수가 하나 줄었습니다. 비교의 출발점은 여기입니다.
밀어붙이던 소리에서 끌어당기는 소리로
N the Front는 일렉트로닉을 바닥에 깔고 무거운 베이스와 두꺼운 드럼을 얹은 곡입니다. 보컬과 랩을 곡 맨 앞자리에 세워 두고, 두 라인이 서로의 자리를 넘나들면서 밀고 나갑니다. 제목부터 '앞에서'라는 말이니 소리도 그 방향으로 갑니다.
MAGIC은 출발점이 기타예요. 리드미컬한 기타가 리듬의 뼈대를 잡고, 그 위에 강한 비트가 붙습니다. 멤버들의 보컬은 밀어내는 대신 층으로 쌓이고요.
곡 안에서 결이 한 번 더 갈아탑니다. 몬스타엑스에게 익숙한 힙합 골격으로 시작해서 발라드와 팝 댄스 쪽 질감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요. 한 곡 안에 서로 다른 무드를 겹쳐 놓은 구성입니다.
그래서 길이가 8초밖에 안 줄었는데도 체감이 다릅니다. 전작이 3분 16초 내내 한 방향으로 미는 곡이라면, 신곡은 같은 시간 안에서 두어 번 표정을 바꿉니다.
전작은 베이스로 밀고, 신곡은 기타로 당깁니다.
'우리가 기준'에서 '너에게 끌린다'로
가사가 향하는 대상도 옮겨 갔습니다. N the Front는 물러서지 않고 정면으로 맞선다는 선언이었어요. 우리가 기준이 된다는 말을 노래와 무대로 다시 확인하는 곡이었습니다. 말을 거는 상대가 세상이었던 겁니다.
앨범 제목도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THE X의 X는 로마 숫자 10이면서 아직 정해지지 않은 미지수예요. 2015년 5월 14일에 데뷔한 팀이 10년을 한 글자에 눌러 담고, 그다음 10년을 열겠다는 뜻으로 쓴 제목입니다.
MAGIC은 훨씬 좁은 자리에서 시작합니다. 서로에게 강하게 이끌리는 순간을 마법에 빗댄 가사예요. 세상이 아니라 눈앞의 한 사람에게 말을 겁니다.
제목 The Phase도 선언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국면, 단계라는 뜻이에요. 지금 이 시기를 가장 선명하게 담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앨범이라는 설명이 붙습니다. 10년을 결산하던 앨범 다음에 놓인 제목치고는 힘을 뺀 쪽이고, 그게 이번 앨범의 태도이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전작은 팀이 자기 자리를 주장하는 곡이었고, 신곡은 그 자리를 이미 가진 팀이 다른 이야기를 꺼내는 곡입니다.
말을 거는 상대가 세상에서 한 사람으로 좁아졌습니다.
그대로 남은 것 — 만드는 손과 9월이라는 자리
바뀐 것만 세면 절반만 보입니다. 남은 것도 분명해요.
먼저 만드는 손입니다. 주헌은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곡을 포함해 네 곡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형원은 마지막 트랙 Sweet Night, Sweet Morning의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고요. 지난해에도 형원은 N the Front를 DJ H.ONE이라는 이름으로 직접 리믹스해 9월 5일 디지털 싱글로 냈습니다. 앨범이 나가고 나흘 만이었어요. 밖에서 곡을 받아 부르는 팀이 아니라는 점은 두 앨범이 똑같습니다.
발매 시기와 형식도 그대로입니다. 9월 초에 여섯 곡짜리 미니앨범을 내고 곧장 음악방송으로 들어가는 흐름이에요. 이번에는 발매 당일인 9월 4일 뮤직뱅크에서 MAGIC 무대를 처음 보였고, 5일 음악중심, 6일 인기가요로 이어졌습니다.
해외 반응이 먼저 오는 것도 이 팀에서는 익숙한 순서입니다. The Phase는 발매 직후 월드와이드 아이튠즈 앨범 차트 6위에 올랐고, 핀란드·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말레이시아·필리핀 다섯 나라에서 1위를 했습니다. 미국·영국·프랑스·브라질을 포함한 여섯 나라에서는 K팝 앨범 차트 1위였고요.
다섯 명 체제라는 조건도 손해로만 읽히지 않습니다. 랩 파트를 어떻게 나누느냐가 곡의 짜임을 다시 짜게 만드는데, MAGIC이 힙합에서 출발해 다른 질감으로 넘어가는 구조를 택한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아요.
형식도 시기도 만드는 사람도 그대로입니다. 바뀐 건 그 안에서 무엇을 말하느냐입니다.
이렇게 들으면 더 재미있다
- 두 뮤직비디오를 발매순으로 이어서 보되, 각각 앞 30초만 두 번씩 돌려 보세요. N the Front는 첫 소절부터 소리를 앞으로 밀고, MAGIC은 기타가 자리를 잡고 나서 목소리가 들어옵니다. 곡이 청자를 대하는 태도가 도입부에서 이미 갈립니다.
- 아이엠이 맡던 자리를 누가 어떻게 나눠 가졌는지 들어 보시길 권합니다. 다섯 명 체제에서 가장 먼저 티가 나는 지점이고, 벌스와 브리지 사이를 넘어갈 때 특히 잘 들립니다.
- The Phase를 수록곡 순서대로 통으로 한 번 들어 보세요. MAGIC 다음에 Type X와 SURVIVOR가 붙고 뒤로 갈수록 결이 눕습니다. 타이틀곡 하나만 들었을 때보다 앨범 제목이 왜 '국면'인지가 잡힙니다.
1년 만에 나온 두 곡을 붙여 놓으니 이 팀이 지금 어디쯤 서 있는지가 비교적 또렷하게 보입니다. 10년을 정리하는 앨범을 한 번 내고 나면 그다음에 뭘 할지가 늘 문제인데, 이번에는 크게 선언하는 대신 곡 안에서 결을 바꾸는 쪽을 골랐어요. 다음 앨범은 아이엠이 돌아온 뒤가 될 텐데, 그때 이 두 곡이 어떤 자리에 놓일지는 그때 가서 다시 세워 보면 될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