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범위  창세기 37장 1절-36절

창세기 37장부터 이야기의 중심이 야곱에서 요셉으로 넘어갑니다. 열일곱 살 소년이 입은 채색옷 한 벌, 그가 꾼 꿈 두 개, 그리고 물 없는 구덩이 하나가 이 장을 끌고 가요. 오늘은 본문을 짧게 다시 읽은 다음, 이번 주에 하루에 하나씩 해 볼 만한 일을 골라 적어 보았습니다. 거창한 결심보다 손에 잡히는 것들로요.

채색옷 한 벌과 두 번의 꿈

황금빛 오후 들판에 곡식 단 하나가 가운데 서 있고 다른 곡식 단들이 둘레에 둘러선 수채화

요셉은 열일곱 살이었습니다. 빌하와 실바가 낳은 형들과 함께 양을 쳤는데, 형들의 잘못을 아버지에게 가서 말하곤 했어요. 본문은 그 일을 길게 설명하지 않고 한 줄로 적고 지나갑니다.

야곱은 노년에 얻은 이 아들을 다른 아들들보다 깊이 사랑했고, 그를 위해 채색옷을 지어 입혔습니다. 형들은 그걸 보았어요. 그리고 요셉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를 건네지 못하는 사이가 됩니다. 개역한글은 이걸 언사가 불평하였다고 적었어요. 말이 고르지 못했다는 뜻이지요.

그런 집에서 요셉이 꿈을 꿉니다. 밭에서 곡식을 묶는데 자기 단은 일어서고 형들의 단이 둘러서서 절을 했다고요. 형들은 네가 우리 왕이 되겠느냐고 되묻고 그를 더 미워합니다. 요셉은 또 꿈을 꾸고 또 말합니다. 이번에는 해와 달과 열한 별이 절을 했다고 했어요.

아버지 야곱은 그 자리에서 아들을 꾸짖었습니다. 나와 네 어머니와 네 형들이 정말 네게 절하겠느냐고요. 그런데 11절은 꾸짖은 그 아버지가 그 말을 마음에 두었다고 적습니다. 형들은 시기했고, 아버지는 덮어 두지 않고 품었어요. 같은 말을 듣고 두 갈래로 갈라진 셈입니다.

형들은 시기하였고, 아버지는 꾸짖으면서도 그 말을 마음에 두었습니다.

도단의 빈 구덩이와 은 이십 개

메마른 광야 언덕에 물 없는 둥근 돌 구덩이가 있고 멀리 지평선을 따라 낙타 행렬이 지나가는 수채화

형들이 세겜으로 양을 치러 갔을 때, 야곱은 요셉을 헤브론 골짜기에서 보냅니다. 형들과 양 떼가 잘 있는지 보고 오라는 심부름이었어요. 요셉은 세겜까지 갔지만 형들이 없었습니다. 들에서 헤매는 그를 어떤 사람이 보고 무엇을 찾느냐고 물었고, 도단으로 간다는 말을 들었다고 일러 줍니다.

형들은 멀리서 오는 요셉을 먼저 알아봅니다. 꿈꾸는 자가 오는구나. 죽여서 구덩이에 던지고 악한 짐승이 잡아먹었다고 하자는 말이 오갑니다. 르우벤이 피는 흘리지 말자며 막아섰어요. 본문은 그가 요셉을 아버지에게 돌려보내려 했다고 속마음까지 적어 둡니다.

형들은 채색옷부터 벗겼습니다. 그리고 요셉을 구덩이에 던졌는데, 그 구덩이는 비어 있었고 물이 없었다고 해요. 그러고 나서 그들은 앉아서 밥을 먹습니다. 이 짧은 한 줄이 37장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는 대목이었어요.

밥을 먹다가 고개를 드니 길르앗에서 오는 이스마엘 사람들의 대상이 보였습니다. 낙타에 향품과 유향과 몰약을 싣고 애굽으로 가는 길이었어요. 유다가 말합니다. 동생을 죽이고 피를 숨긴들 무슨 유익이 있겠느냐, 팔아 버리고 우리 손은 대지 말자, 그는 우리 골육이다. 요셉은 은 이십 개에 팔려 갑니다.

르우벤이 돌아와 보니 구덩이가 비어 있었어요. 그는 옷을 찢고 아이가 없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말합니다. 형들은 숫염소를 잡아 그 피에 채색옷을 적셔 아버지에게 보냈어요. 이것이 아버지 아들의 옷인지 보시라고 하면서요. 우리 동생이라는 말은 끝내 나오지 않습니다.

야곱은 옷을 알아보고 악한 짐승이 요셉을 찢었다고 말합니다. 자기 옷을 찢고 굵은 베로 허리를 묶고 오래 울었어요. 자녀들이 모두 와서 위로했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같은 시각, 요셉은 애굽에서 바로의 시위대장 보디발에게 다시 팔립니다.

구덩이에 동생을 던져 놓고, 형들은 앉아서 밥을 먹었습니다.

이번 주 하루에 하나씩 해 볼 일

고요한 밤하늘에 해와 달과 여러 별이 함께 떠 있고 그 아래 낮은 언덕과 작은 장막이 보이는 수채화

본문을 읽고 나서 이번 주에 해 볼 일을 일곱 개로 추렸습니다. 하루에 하나씩이면 일요일 저녁에 다 지나가요. 다 못 해도 괜찮습니다. 하나라도 손에 잡히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 월요일에는 요즘 말이 고르게 나가지 않는 사람을 한 명 떠올려 봅니다. 그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건넨 말이 어땠는지 메모장에 그대로 적어 두기만 해요. 고치는 건 다음 일입니다.

☐ 화요일에는 내가 남보다 먼저, 혹은 더 많이 받은 것을 하나 찾아봅니다. 그게 나쁜 건 아니에요. 다만 그 옷을 누가 보고 있는지는 한 번쯤 둘러볼 만합니다.

☐ 수요일에는 좋은 소식이 생기면 바로 말하지 말고 듣는 사람 자리에서 한 번 더 들어 봅니다. 요셉의 꿈은 틀리지 않았지만, 그 꿈을 두 번 꺼낸 자리는 형들 앞이었어요.

☐ 목요일에는 이해 안 되는 말을 들었을 때 바로 고개를 젓고 끝내지 않습니다. 꾸짖었던 야곱도 그 말을 마음에 두었어요. 그날 들은 말 하나를 저녁까지 들고 다녀 봅니다.

☐ 금요일에는 길을 잃었다 싶으면 혼자 들에서 맴돌지 말고 누군가에게 물어봅니다. 요셉이 도단까지 간 것도 이름 없는 어떤 사람이 무엇을 찾느냐고 물어 준 덕분이었어요.

☐ 토요일에는 둘러앉아 밥을 먹는 자리에서 지금 누가 빠져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연락이 끊긴 사람, 혼자 끙끙대고 있을 사람에게 짧은 안부 하나를 보내면 돼요.

☐ 일요일에는 손은 대지 말자는 말로 내 몫을 줄인 일이 없었는지 돌아봅니다. 피를 흘리지 않았다고 해서 구덩이에 던진 일이 없던 일이 되지는 않았어요.

주말에 한 주를 돌아보며

어스름한 장막 안 나무 바닥에 찢긴 여러 빛깔 줄무늬 옷 한 벌과 접힌 굵은 베 천이 놓인 수채화

한 주가 끝나면 체크한 칸을 세기보다 어느 날이 제일 어려웠는지 먼저 떠올려 보세요. 저는 토요일 항목이 오래 걸렸습니다. 내가 앉은 밥상 옆에 누가 비어 있는지 생각하는 게 생각보다 불편했거든요.

37장의 사람들은 모두 무언가를 놓쳤습니다. 요셉은 형들 마음을, 형들은 동생을, 르우벤은 시간을 놓쳤어요. 야곱은 피 묻은 옷 하나만 보고 아들이 죽었다고 믿었습니다. 이번 주에 내가 놓친 장면 하나를 적어 두면 다음 주가 조금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위로를 받지 않으려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억지로 말로 달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야곱의 자녀들도 모두 와서 위로했지만 그는 받지 않았어요. 그래도 그들은 그 자리에 와 있었습니다. 곁에 있는 것까지가 이번 주에 할 일입니다.

체크한 칸의 수보다, 가장 오래 걸린 하루가 무엇이었는지가 더 많은 걸 알려 줍니다.

묵상 포인트

  1. 첫째, 11절의 야곱은 아들을 꾸짖으면서도 그 말을 마음에 두었습니다. 듣기 싫은 말을 바로 내치지 않고 품고 있는 일은 생각보다 오래 걸려요. 그 시간이 나중에 다른 장면으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2. 둘째, 형들은 피를 흘리지 말자, 손을 대지 말자고 말하면서 결국 동생을 팔았습니다. 내 손이 깨끗하다는 말이 내 몫이 없다는 뜻은 아니었어요. 이번 주에 내가 쓴 핑계 하나를 조용히 들여다볼 만합니다.
  3. 셋째, 요셉이 구덩이에 있을 때 그 곁에 하나님이 무엇을 하셨는지 37장은 한 줄도 적지 않습니다. 대신 마지막 절에서 그가 애굽 보디발의 집에 이르렀다고만 말해요. 아무 말이 없는 장 끝에도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창세기 37장은 꿈으로 시작해서 눈물로 끝납니다. 요셉은 애굽으로 내려가고, 야곱은 음부에 내려가 아들에게로 가겠다며 울어요. 이 장만 따로 읽으면 하나님의 이름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 어두운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요셉이 꾼 꿈은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어요. 이번 주 일곱 칸을 다 채우지 못하더라도, 마음에 두고 지낸 한 줄이 있다면 그걸로 이 장을 충분히 읽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