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낮 세 시간만 싸집니다 — 오늘 시작한 전기차 충전 할인, 도는 말 네 가지
오늘부터 전기차 충전요금이 내려갑니다. 32%라는 숫자가 먼저 도는데, 그 숫자에는 요일과 시간, 충전기 종류까지 조건이 줄줄이 붙습니다. 밤에 충전하는 게 싸다는 그동안의 감각과도 방향이 반대입니다. 어디까지가 맞고 어디부터 어긋나는지 네 가지로 나눠 정리했습니다.
32%는 맞는 숫자인데 조건이 셋 붙는다
먼저 날짜입니다. 9월 5일부터 10월 31일 사이라고 해서 두 달 내내가 아닙니다. 그 기간의 주말과 공휴일에만 적용합니다. 세어 보면 스물하루입니다. 평일에 꽂으면 평소 요금 그대로 나갑니다.
다음은 시간입니다. 해당하는 날에도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세 시간뿐입니다. 아침에 나가기 전이나 저녁에 돌아와서 꽂는 시간대는 비켜 갑니다. 이 세 시간이 이번 할인의 전부라고 봐도 됩니다.
마지막은 폭입니다. 32%는 최댓값이고, 충전기를 누가 운영하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운영하는 공공 급속충전기가 22~32%, 한국전력이 운영하는 충전기가 11~17% 내려갑니다. 킬로와트시로 따지면 기후부 급속은 85.4~97.2원, 한전은 40.1~48.6원이 빠집니다.
체감으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기후부 급속에서 50킬로와트시를 채울 때 4300~4900원쯤 덜 냅니다. 한 번으로는 커피 두 잔 값이지만, 주말마다 그 시간에 맞춰 넣으면 두 달 치가 쌓입니다.
주말·공휴일 2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기후부 급속에서 최대 32%입니다.
아무 충전기나 꽂으면 되는 게 아니다
뼈대는 공공충전기입니다. 기후부가 운영하는 급속 약 9600기에 한전 급속 약 4400기를 더해 1만 4000기 남짓이 대상입니다. 숫자는 커 보여도 전국 급속충전기의 4분의 1 정도입니다. 나머지 4분의 3은 이번 할인과 상관이 없습니다.
완속도 일부 들어갑니다. 한전이 운영하는 완속 3400여 기가 같은 조건으로 붙습니다. 집이나 회사에 직접 달아 쓰는 자가소비용 충전기도 그 시간대에는 전력량요금이 절반으로 내려갑니다.
민간 충전사업자도 여럿 참여합니다. 다만 반영하는 방식이 회사마다 다릅니다. 결제할 때 단가에서 바로 깎아 주는 곳이 있고, 포인트로 돌려주는 곳이 있습니다. 평소 쓰는 앱의 공지를 한 번 열어 보고 나가는 편이 헛걸음을 줄입니다.
공공 급속 약 1만 4000기와 한전 완속 3400기가 중심이고, 민간은 회사마다 방식이 다릅니다.
따로 신청할 것은 없다

신청서를 내거나 별도로 등록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상 충전기에 그 시간대에 꽂으면 요금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새 카드를 만들거나 멤버십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 도는데, 그런 절차는 없습니다.
헷갈리는 쪽은 민간 충전기입니다. 포인트로 돌려주는 방식이면 결제 화면에는 평소와 같은 금액이 찍힙니다. 할인이 안 됐다고 오해하기 딱 좋은 대목이라, 그런 곳이라면 적립 내역까지 봐야 확인이 끝납니다.
세 시간이 짧다는 말도 나옵니다. 그래도 급속은 한 번 꽂아 두는 시간이 길지 않아 창 안에 넣기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주말 장 보러 나가는 길에 시간을 조금 당기는 정도면 됩니다.
신청·등록 절차는 없습니다. 그 시간에 대상 충전기에 꽂으면 됩니다.
밤이 싸다는 감각과 방향이 반대다

전기차 요금은 심야가 유리하다는 인식이 오래 있었습니다. 이번 할인은 그 반대편, 한낮으로 왔습니다. 이유는 태양광입니다. 맑은 가을 낮에는 발전량이 몰려 전기가 남고, 주말과 공휴일은 공장과 사무실이 쉬어 쓰는 쪽이 줄어듭니다. 남는 시간대로 충전을 옮겨 달라는 신호를 요금에 실은 셈입니다.
봄에 한 번 해 봤습니다. 4월 18일부터 5월 31일까지 같은 방식으로 전력량요금을 절반 깎았고, 소비자가 내는 충전요금은 최대 15% 내려갔습니다. 그 시간대 충전 건수는 하루 평균 9.2% 늘었습니다. 값을 내리면 사람이 시간을 옮긴다는 게 숫자로 확인된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폭을 키웠습니다. 봄에 최대 15%였던 것이 가을에는 최대 32%가 됐습니다. 기후부가 운영하는 급속충전기에 한전의 전력량요금 할인을 얹고, 자체 할인을 한 겹 더 붙였기 때문입니다.
이 두 달은 사실상 시험 무대입니다. 결과를 모아 내년에 들여올 계시별 충전요금제 설계에 씁니다.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단가가 갈리는 구조인데, 그렇게 굳으면 지금의 이벤트가 상시 요금표가 됩니다. 낮이 싸고 저녁이 비싼 쪽으로요.
낮에 남는 태양광 전기를 쓰라는 요금 신호입니다. 봄 시범 때 그 시간대 충전이 하루 평균 9.2% 늘었습니다.
핵심만 다시 보기
- 9월 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주말과 공휴일 오전 11시~오후 2시 세 시간에만 적용합니다. 해당 날짜는 21일입니다.
- 기후부 공공 급속충전기가 22~32%, 한전 충전기가 11~17% 내려갑니다. 32%는 최댓값입니다.
- 대상은 공공 급속 약 1만 4000기와 한전 완속 3400여 기입니다. 전국 급속충전기로 보면 4분의 1 정도입니다.
- 신청이나 등록 절차는 없습니다. 다만 민간 충전기는 즉시 할인과 포인트 적립으로 방식이 갈립니다.
- 낮에 남는 태양광 전기를 쓰라는 취지이고, 이번 결과는 내년 계시별 충전요금제 설계에 쓰입니다.
정리하면 요일과 시간, 충전기 종류 세 가지가 다 맞아야 하는 할인입니다. 조건이 까다로워 보이지만 주말 낮에 한 번 넣는 습관만 들이면 두 달 동안 꾸준히 값을 덜 치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