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소득  529만 5000원1년 전 대비  명목 +4.5% · 실질 +1.5%근로소득  321만 8000원 · +0.8%5분위 배율  4.97배

2분기 가계 살림 통계가 나왔습니다. 한 가구가 한 달에 벌어들인 돈이 평균 529만 5000원, 1년 전보다 4.5% 많습니다. 숫자만 보면 꽤 오른 것처럼 읽힙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월급에 해당하는 칸은 0.8% 움직였습니다. 같은 표에 든 숫자들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서, 하나씩 비교 기준을 붙여 봤습니다.

이 통계에서 가져갈 숫자는 여섯 개입니다

늦여름 저녁 부엌 조리대에 놓인 천 장바구니와 당근·대파·사과, 창밖으로 도시의 저녁 불빛이 보이는 풍경을 그린 따뜻한 수채화 일러스트

529만 5000원. 2분기 동안 한 가구가 한 달에 벌어들인 돈의 평균입니다. 근로소득에 사업소득, 이전소득, 재산소득까지 다 더한 금액입니다. 1년 전 같은 분기보다 4.5% 많습니다.

321만 8000원. 그중 일해서 번 돈, 근로소득입니다. 전체 소득의 60% 남짓을 차지합니다. 증가율은 0.8%입니다.

97만 7000원. 자영업이나 사업에서 나온 소득입니다. 3.8% 늘었습니다.

93만 1000원. 연금이나 수당처럼 다른 데서 받아 온 이전소득입니다. 20.4% 늘었습니다. 이 칸이 이번 분기에 가장 크게 움직였습니다.

423만 5000원. 소득에서 세금과 사회보험료 같은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입니다. 5.2% 늘었습니다. 여기서 실제로 쓴 돈을 빼고 남은 흑자액은 130만 2000원, 9.6% 늘었습니다.

4.97배. 상위 20%와 하위 20% 사이의 격차를 재는 5분위 배율입니다. 1년 전보다 0.48포인트 내려왔습니다.

여섯 숫자가 다 플러스인데 폭이 제각각입니다. 0.8%와 20.4% 사이가 이번 분기 이야기의 전부라고 봐도 됩니다. 하나씩 옆에 비교할 것을 붙여 보겠습니다.

월평균 소득 529만 5000원, 증가율 4.5%. 그 안에서 근로소득은 0.8%, 이전소득은 20.4% 움직였습니다.

4.5%는 물가를 빼기 전 숫자입니다

같은 발표에 실질소득 증가율도 함께 나옵니다. 1.5%입니다. 명목 4.5%와 실질 1.5% 사이의 3%포인트, 이게 그 석 달 동안의 물가입니다.

실제 물가 흐름과도 맞아떨어집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2.6%, 5월 3.1%, 6월 3.2%였습니다. 세 달을 고르게 놓으면 3% 근처입니다.

이 3%대라는 수준이 최근 몇 년 기준으로는 높은 편입니다. 올해 1월과 2월만 해도 2.0%였고 3월이 2.2%였습니다. 반년 만에 1%포인트 넘게 올라온 셈입니다. 6월 3.2%는 2023년 12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숫자였습니다.

무엇이 밀어 올렸는지도 분명합니다. 6월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24.7% 뛰었습니다. 휘발유가 23.1%, 경유가 33.7%입니다. 반면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는 2.5%에 머물렀습니다. 기름값이 유독 튀어 전체 지수를 끌어올린 구조입니다.

그래서 소득이 4.5% 늘었다는 문장을 그대로 읽으면 안 됩니다. 장바구니 기준으로 실제 늘어난 건 1.5%입니다. 나머지 3%는 같은 물건을 사는 데 더 낸 돈으로 사라졌습니다.

명목 4.5%와 실질 1.5%의 차이 3%포인트가 2분기 물가입니다. 4월 2.6%, 5월 3.1%, 6월 3.2%였습니다.

0.8%가 이 표에서 제일 낮은 칸입니다

근로소득 증가율 0.8%를 금액으로 되돌리면 감이 옵니다. 321만 8000원에서 0.8%를 역산하면 1년 사이 늘어난 폭이 월 2만 5000원 남짓입니다. 같은 기간 물가가 3% 올랐으니, 월급 쪽만 떼어 보면 실질로는 뒤로 갔습니다.

반대편 칸은 이전소득입니다. 93만 1000원, 20.4% 증가. 그중에서도 나라에서 나온 공적이전소득이 27.6% 늘었습니다.

이 칸이 크게 뛴 이유는 상반기 추가경정예산으로 나간 고유가 피해지원금입니다.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1인당 10만 원에서 60만 원까지 지급됐고, 그 돈이 2분기 가계 통장에 그대로 찍혔습니다.

증가분을 금액으로 나눠 보면 무게 중심이 더 뚜렷합니다. 총소득이 4.5% 늘었다는 건 1년 전 507만 원대에서 22만 원 남짓 늘었다는 뜻입니다. 그 22만 원 가운데 이전소득이 밀어 올린 몫이 15만 원대입니다. 근로소득 몫은 2만 5000원, 사업소득 몫이 3만 5000원쯤입니다.

정리하면 이번 분기 소득을 끌어올린 건 월급이 아닙니다. 일해서 버는 칸은 거의 제자리였고, 받아서 들어온 칸이 전체 증가분의 3분의 2 이상을 만들었습니다. 지원금은 한 번 나가고 끝나는 돈이라 다음 분기에는 같은 자리에 같은 크기로 남지 않습니다.

늘어난 22만 원 가운데 15만 원대가 이전소득 몫입니다. 근로소득이 보탠 건 월 2만 5000원 남짓입니다.

제일 이례적인 칸은 4.97배와 69.2%입니다

아침 햇살이 드는 창가 나무 책상 위에 놓인 유리 저금통과 흩어진 동전 몇 개, 작은 화분과 천 지갑을 그린 파스텔 수채화 일러스트

5분위 배율부터 봅니다. 4.97배, 1년 전보다 0.48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이 지표는 가구 소득을 그냥 나눈 값이 아닙니다. 가구원 수를 감안해 1인 기준으로 맞추고, 세금과 보험료를 뺀 처분가능소득으로 바꾼 다음, 상위 20%의 평균을 하위 20%의 평균으로 나눕니다.

그래서 소득 자체를 비교한 숫자와는 자릿수가 다릅니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8만 3000원, 5분위는 1115만 원입니다. 이대로 나누면 8배가 넘습니다. 4.97이라는 값은 가구원 수 보정과 세금을 거친 뒤의 숫자라고 보면 됩니다.

격차가 줄어든 이유는 양쪽 증가율에 있습니다. 1분위가 7.5% 늘 때 5분위는 3.8% 늘었습니다. 아래쪽이 두 배 가까운 속도로 올라왔습니다. 1분위는 근로소득 3.4%와 이전소득 9.8%가 함께 붙었고, 5분위는 사업소득이 11.0% 늘며 총소득을 끌어올렸습니다.

두 번째로 눈에 걸리는 칸은 평균소비성향 69.2%입니다. 처분가능소득 100원 중 69원 정도를 썼다는 뜻이고, 1년 전보다 1.2%포인트 내려갔습니다.

쓴 돈의 흐름을 보면 왜 내려갔는지 보입니다. 처분가능소득이 5.2% 늘 동안 소비지출은 3.4% 느는 데 그쳤습니다. 물가를 걷어낸 실질 소비지출은 0.4%입니다. 사실상 제자리입니다. 그래서 남은 돈, 흑자액이 130만 2000원까지 9.6% 늘었습니다.

이 조합이 이번 통계에서 가장 특이한 지점입니다. 소득은 늘었고, 그 증가분은 상당 부분 지원금이었고, 받은 쪽은 그 돈을 쓰기보다 남겼습니다. 소득 자릿수보다 이 흐름이 다음 분기 숫자를 더 크게 좌우할 대목입니다.

실질 소비지출은 0.4%, 사실상 제자리입니다. 대신 흑자액이 130만 2000원으로 9.6% 늘었습니다.

핵심만 다시 보기

  •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29만 5000원입니다. 명목으로는 4.5% 늘었지만 실질로는 1.5%입니다. 그 사이 3%포인트가 물가입니다.
  • 근로소득은 321만 8000원, 증가율 0.8%입니다. 금액으로는 월 2만 5000원 남짓이라 물가를 빼면 실질로는 줄어든 셈입니다.
  • 이전소득이 93만 1000원으로 20.4%, 공적이전소득은 27.6% 늘었습니다. 상반기 추경으로 하위 70%에 1인당 10만~60만 원씩 나간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크게 반영됐습니다.
  • 5분위 배율은 4.97배로 0.48포인트 좁혀졌습니다. 1분위 소득이 7.5% 늘 때 5분위는 3.8% 늘었습니다. 1분위 월평균 소득은 128만 3000원, 5분위는 1115만 원입니다.
  • 평균소비성향은 69.2%로 1.2%포인트 내려갔고, 실질 소비지출은 0.4%에 그쳤습니다. 대신 흑자액이 130만 2000원으로 9.6% 늘었습니다.

분기 가계동향은 한 번 튄 숫자보다 다음 분기에 그 자리가 유지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이번에는 지원금이 이전소득 칸을 크게 부풀렸고, 월급 칸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석 달 뒤 같은 표가 나올 때 볼 곳은 정해져 있습니다. 0.8%였던 근로소득 칸이 어디까지 올라와 있는지입니다.